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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웅씨와 함께 한 석가탄신일 나들이
작성자 : 이지연이노기자 작성일 : 2007-06-08 오전 4:33:01 조회수 :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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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씨와 함께 한 석가탄신일 나들이

 "한국에서는 스님과 나란히 앉아 있을 수 있나요?"

 

 

07.05.27.

이지연 이노기자

 

 

 이번주 에는 무슨 기사를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이번달에 석가탄신일을 보고 불현듯 미얀마에서 오신 아웅씨께 연락을 드렸다. 이유인 즉 아시아의 불교국가들도 우리나라와 같은 날 석가탄신일을 지내는지, 혹은 어떻게 보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였다.

 

 

아웅씨는 친절 하게도 미얀마에선 4월 30일 날로 이미 지났다고 가르쳐 주시면서 말미에 혹시 석가탄신일날 시간이 되면 같이 절에 가자고 제안해 오셨다. 나는 각 나라마다 조사하기도 힘들고, 기사를 핑계로 놀러나 가야겠다는 기자 정신에 어긋난 마음을 품고 흔쾌히 함께하기로 했다.

 

 

아침 9시 4호선 수유역 에서 아웅씨와 늦은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를 절로 안내 해주실 미얀마에서 오신 라라치씨를 만났다. 우리는 수유역에서 버스를 타고 우이동(북한산)으로 가서 다시 절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한참을 산에 올라 드디어 도선사에 이르렀다.

 

 

매달 한번씩 부평에서부터 이곳을 다니신다는 라라치씨가 새삼 존경스러웠다. 사실 나는 절에 도착할 때 까지만 해도 동남아시아의 불교 즉 소승불교의 절에 가는 줄 알았다(우리나라는 대승불교 이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절 주위에 길게 늘어선 가게와 많은 불자들 모두가 나에게는 낯익은 한국 절의 풍경이어서 조금 실망을 했다. 절 앞에서부터 길게 늘어진 색색깔의 등의 모습을 보자 오늘이 석가탄신일 이라는게 느껴졌다. 미얀마에도 이런 등이 있냐고 물어보자, "미얀마에는 별, 물고기 등 더 다양한 모양의 등이 있어요."

 

 

사실 절 앞은 시장바닥 같았다. 음식부터 시작해서 각종 기념품, 봉양할 물건들을 파는 가게에 사람들 때문에 나는 눈살이 찌뿌려졌다. 혹시 미얀마도 그럴까싶어 물어보았더니 "미얀마에서는 절이 신성한 곳이라 노래도 부를 수 없죠. 그저 조용히 이야기 하는 곳이며, 절 앞에는 그냥 공양 할 쌀과 향, 초 그리고 꽃가게만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해주셨다.

 

 

절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특별 법회 에 참여 하고 있었다. 그 제단 앞에 스님들 과 외빈들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웅씨 께서 놀라시면서 "한국에서는 스님과 나란히 앉아 있을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셨다. 미얀마에서는 스님이 신성한 분이시기에 대통령도 스님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했다(덧붙여 미얀마에는 103세의 스님과 날라 다니는 스님도 있다고 하셨다).

 

 

아마도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굳어진 우리나라의 불교와 불교의 탄생지에서 가까운 미얀마의 불교에서의 스님을 서로 인식 하는 게 조금씩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특별 법회에 모인 군중 사이를 지나 조금은 조용한 마애불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와서 절을 드리거나 불경을 읽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아웅씨와 라라치 씨는 절 앞에서 산 초와 쌀을 마애불 앞에 공양하시고 조용히 기도를 올리셨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일어섰다 엎드리는 절의 방식과는 다르게 무릎을 꿇은채 허리를 굽히는 미얀마식 절로써 그 예를 다하셨다. 차디찬 돌 바닥에서 무릎을 땅에 대고 절을 하시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 보면서 처음에 그냥 한국절에 왔다고 실망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졌다.

 

 

등이 좀 다르고, 절하는 방식이 달라도 부처님에 대한 마음은 모두 다 같은 게 아닐까? 돌아오는 길 라라치 씨와 아웅씨는 절에 가는 길에 동행해주어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하셨지만 사실 나는 그분들께 더 감사 했다. 그분들로 말미 암아 겉으로 들어나 보이는 것 에 급급한 어리석은 중생에게 깨달음을 하나 주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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