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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파키스탄 식당을 찾아 나눈 음식수다!
자원봉사자모임 '정이함께'에서 멘티와 멘토로 짝이된 슈반칸씨 가족과의 서울 나들이
2007.05.07
이지연 이노기자
가랑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5월 3일 계획에도 없는 나들이가 있었다.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이하 이노센터)에서 만난 나의 멘토이자 멘티인 파키스탄 출신의 슈바칸씨의 가족과 함께 했다. 매번 이노센터에서 만나다가 이태원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만나게 되니 더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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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지연 , 아들 칸이랑 아내와 함께한 슈바칸씨 |
슈바칸씨와 함께 한곳은 파키스탄 전문 음식점 USMAN 이었다. 이슬람제국 이었던 옛 터키의 이름 오스만투르크에서 따왔다는 음식점 이름에서 파키스탄의 97% 이슬람이 라는 사실이 새삼 스러워 졌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며칠 전에 있었던 체육대회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다. 슈바칸씨가 말했다. "나와 한팀(바다팀)이었던 군서고학생 중 한명의 귀가 유난히 앞으로 나왔었는데, 봤나요? 얼핏 '당나귀 귀'처럼 말예요. 그런 얼굴은 파키스탄에서는 부자가 될 상이랍니다."는 것이다.
덧붙여 파키스탄에서는 코가 높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가 높으며 그에 따른 행동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와 같이 귀족일수록 도덕적의무가 있다는 뜻이겠다.
관상은 동아시아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었나 보다. 자못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음식들이 하나둘 씩 나왔다. 고추양념과, 칠리소스에 야채들이 나왔다. "파키스탄도 한국 못지 않게 매운음식을 좋아해요"라고 슈바칸씨가 살짝 귀뜸해 주었다. 더운나라인 파키스탄에서도 이열치열이 해당되는 것 같다.
슈바칸씨의 아들 칸이 좋아하는 파키스탄의 빵 '탄두리 (로띠 Roti)' 와 메인 메뉴인 'Beef seekh kabab' 이 도착했다. 이슬람 사원에 가지는 않지만, 슈바칸씨는 돼지고기는 못드신다고 하셨다.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유교의식 처럼 이슬람의 문화가 몸에 배셔서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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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지연 , 파키스탄의 빵 '탄두리 (로띠 Roti)' |
파키스탄에서의 음식 먹는 법은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큰 접시가 개인 앞에 있어서 준비되었던 소스를 자기 접시에 덜고 탄두리를 조금씩 뜯어서 고기와 야채를 얹고 소스를 발라먹는 식이었다. 고소한 탄두리와 알싸한 소스와 소고기 케밥의 맛 잘 어울려져 있었다.
집에서도 종종 로띠를 해드신다는 슈바칸씨는 익숙한 솜씨로 손으로 만들어 드셨다. 집에서도 손으로 가끔(?) 음식을 먹는 나였기에 낯설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였는지 "손으로 음식을 먹는 행동은 남의 입에 들어갔던 수저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깨끗한 방법으로 여기죠"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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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지연 , 파키스탄 요리 맛을 제대로 보여준 슈바칸씨 |
그렇다 파키스탄의 쌀은 잘 뭉쳐지지도 않고, 탄두리는 수저를 사용하는게 더 불편한게 사실이겠지만, 한국에서는 국을 먹거나, 찰기 넘치는 밥을 손으로 먹는건 더 불편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순간 문화의 다양성을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렇게 먹는 음식들은 대부분 점심, 저녁으로 먹는 형식이고 아침은 간단히 달걀 후라이나 토스트를 먹는다고 하셨다. 한동안 영국령이었던 파키스탄의 역사를 비추어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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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지연 , Beef seekh kebeb (소고기 케밥) |
정신없이 먹고 이야기 하다가 점점 배가 불러오자 눈치를 채신 슈바칸씨는 "탄두리가 열량이 높아 배가 금방 안꺼질텐데"라고 걱정해주었다. 아마도 더운 곳에서 활동하려면 열량 소모가 많기 때문에 고열량의 음식을 즐겨먹는다지만 한국은 아직 봄인데일찍 말해주지 않은게 살짝 야속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기에 후회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유럽여행에서 10일만에 빵을 포기하고 밥을 찾았던 경험이 떠올라 슈바칸씨에게 한국에 왔을때 어떤 음식이 가장 많이 생각 나셨나고 물었더니 지체 없이 "탄두리를 먹고 싶었어요!"한다. 탄두리를 한동안 먹지 못했을때 밥먹은거 같지가 않았다는 슈바칸씨! 역시 모습은 다르지만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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