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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정이함께]마슈드씨를 추억하며
작성자 : 정혜순이노기자 작성일 : 2007-04-26 오전 1:29:15 조회수 :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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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슈드씨를 추억하며......

방글라데시 자원봉사자 마슈드씨 4월 17일 축국

 


 그는 매일 5번의 기도를 올린다. 건강하게 해달라고, 가족들이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이슬람 신자이자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이하 이노센터라함) 가족이었던 마슈드씨가 지난 4월 17일 한국을  떠났다. 불법체류자 단속반에 의한 강제출국이었다.

 

 지난 몇 개월간의 이노센터 자원봉사 활동 중 마슈드씨는 내가 만난 몇 안되는 친구 중의 한 명이었다. 센터에서 마주칠 때마다 그의 표정은 늘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넘쳤고, 가끔씩 건네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는 개구쟁이 같은 농담이 섞여 있었다. 어쩌다 걸어온 전화에서는 늘 약간은 들뜬 목소리로 “선생님 저 마슈에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대화중 말문이라도 막힐라치면 가볍게 살짝 고개를 돌리며 웃어댔다. 마슈드씨를 추억할 때마다 그의 밝은 웃음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이다.

 하지만 그런 마슈드씨가 떠났다. 그것도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이라는 ‘꼬리표’를 매달고서 말이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수련회에서의 "마슈드"씨 모습

 

 

 ‘미등록(불법)체류자’였던 마슈드씨의 한국에서의 삶이 결코 밝았을리 만은 없었을 것이다. 길을 가는 그의 시선은 늘 사람들을 살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시선을 던지는 사람을 보면 그도 모르게 그의 가슴은 빠르게 뜀박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매주 일요일  그는 밝게 웃었다. 센터 친구들에게 그는 그저 ‘유쾌한 친구’였을 뿐이었던 거다.


“세상에는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이 있다”  오랜 기간 불법체류자였던 마슈드씨는 한 때 안산역 앞에서 단속반에 걸려 수갑을 찬 적이 있다고 했다. 두 명의 경찰이 길 가던 그와 그의 친구를 잡았는데, 그 중 한 명이 자신을, 다른 한 명이 친구를 잡았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그의 친구가 달음질을 시작했고, 덕분에 그를 잡았던 경찰도 그를 쫓게 됐다. 그런데 그 사이 마슈드씨를 잡았던 경찰이 그의 수갑을 풀며 “도망가라”고 했다. 체포될 줄만 알았던 마슈드씨로서는 적이 당황할 수 밖에 없는 행운이었던 셈이다.

 

 후에 마슈드씨는 이 날 일을 두고 “세상에는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이 있다”고 회상했다.  가슴조린 생활에도 불구, 낙천적 사고를 잃지 않았던 그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음 불가  마슈드씨를 생각할 때 또하나 떠오르는 것은 ‘거칠 것 없는’ 그의 노래이다. 지난 1월 열린 이노센터 자원봉사자수련회에서 그는 좌중을 ‘폭소’케 하는 노래("아마르 마타 노토 코레~")를 불렀다. 바로 전 같은 노래를 불렀던 이에 비해 다소 가느다란 고음을 선보였을 뿐인데, 좌중은 터져나오는 노래를 감당치 못하고 웃어 제쳤다. 단 한번의 노래로 수십명을 행복하게 만드는 노래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날 밤 그는 웃음과 함께 슬픔도 담아내는 노래를 불러 뭇 사람을 숙연케 만들었다. 밤늦게까지 열린 술자리에서 오랜 시간 그의 모국어로 노래를 했다. 때론 흥겨움에 혼자 춤을 췄고, 때론 약간의 슬픔에 젖어 눈시울을 적셨다. 방글라데시 말을 모르는 나로서는 그가 부르는 노랫말의 슬픔도, 그 사이 그가 가졌을 감정의 깊이도 알 길이 없었다.

 

             

@2007년 2월 25일 귀환교육 수료식에서 수료증을 받는 마슈드씨(왼쪽에서 두번째)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를 바랍니다”  지난 17일 마슈드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언제나처럼 첫 인사는 “선생님 저 마슈에요”였다. 그는 전화기에 대고 “저 지금 한국 떠나요”라고 말했다. 몇 주간 센터 활동이 뜸했던 나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이야기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오고 싶은데 오지 못할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고 했다. 열 손가락 도장도 모두 찍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수화기 너머로 그의 깊은 한숨이 들리는 듯했다.

 

 잠시나마 그의 친구였던 나로는 순간 말을 잃었다.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지, 뭐라고 작별의 말을 건네야할지 심히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황급히 할 말을 찾는 사이 마슈드씨가 다시 “선생님”하고 불렀다. 그리고는 “혹시 그 동안 제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했다. 강력히 살기를 희망했던 나라로부터 강제로 쫓겨나면서도 ‘용서’를 구하는 그에게 나는 또한번 할 말을 잃었다.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그날 마슈드씨는 그렇게 한국을 떠났다.

 

              

               @2007년 2월 25일 "부자아빠되기위한 귀환세미나"에 참석한 마슈드씨

 

 이노센터 자원봉사자인 나로서는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센터 친구들을 갑작스레 그들의 모국으로 떠나보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아마 그 때마다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그저 “건강하라”며 떠나는 그들 등 뒤로 손 흔들 것이다. 이노센터에서의 첫 번째 작별을 경험하며, 고국으로 돌아간 마슈드씨의 건강과 행복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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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군 마슈드씨 가족들과 행복하시길 간절히 기도할께여~~~ 항상 행복하세여~[2007-04-30 오전 10:21:31]
이지연 마슈드씨 항상 몸 건강히 지내세요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2007-05-01 오전 10:13:43]
정현지 너무 아쉽다는 말이 떠오는 분이네요 . 초급반에서 한국어 공부하시고 중급반에 오신 지 얼마 안되어 정이 들기도 전에 귀국하신 것이,,,,,,,,,,, 어쩌면 돌아가시면 더 행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세요[2007-05-01 오후 1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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