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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퇴직금체불] 퇴직금 따로 없어! 이미 줬잖아~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7-01-18 오전 11:54:22 조회수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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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상담이야기)


“퇴직금 따로 없어! 이미 줬잖아~”

귀환을 앞둔 롤(가명)씨, 떠나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필리핀 이주노동자로 2003년 6월 중순 한국에 온 롤씨는 동료 빈씨와 함께 한 회사에서 3년간 성실히 일했으며 2006년 5월 말에 퇴사한 후 출국준비가 마무리 되는대로 두고 온 가족에게 돌아가고자 귀국을 계획하고 있었다.

6월 초 상담소를 방문한 롤씨는 동료 빈씨와 사측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겠는지 물었고, 상담자는 확인을 위해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를 보여 달라고 했다.


다행히 빈씨가 가져왔다며 내놓은 표준근로계약서(STANDARD LABOR CONTRACT)에는‘아래 당사자는 다음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정한다.’로 시작하는 문구와 함께 근로계약기간, 취업의 장소 및 업무의 내용, 근무시간(휴계시간 포함), 휴일, 임금 및 수당, 업무상재해보상, 안전과 보건위생 등에 대한 조건과 이행방법에 대해 차례대로 기록(영문포함)되어 있었다.


롤씨와 빈씨는 산업연수생(D-3-2)으로 들어와 1년이 지난 2004년 6월경 취업연수(E-8)의 자격으로 2년간 계속근로를 하였는데, 표준근로계약서의 작성일은 2005년 5월로 되어 있었다. 근로계약은 1년 이내의 기간을 단위로 작성되므로 3년의 체류기간 중 마지막 1년에 한해 적용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표준근로계약서 내용을 살피던 중 [임금 및 수당] 부분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첫째 3년차의 숙련공에 속하는 그들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에 맞춰져 있었으며, 둘째 상여금 조항 속에 ‘약속한 일정액수는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또, 급여명세서(2006년도 2월분&3월분&4월분)를 확인했는데 다행히 기본급은 근로계약의 내용보다 9만 여원 상향조정(2005년 9월 노동부 고시 최저임금 인상)되어 있었는데 반해 3개월 동안 지급 된 상여금은 없었다. 더구나 4개월 임금을 지급했던 명세서를 보니 그동안 사측에서 냈던 국민연금 57만 여원이 공제되어 있었다.


상담자는 롤씨와 빈씨에게 사측과 맺은 근로계약서의 내용상 퇴직금을 포괄임금제 형식으로 표현하고는 있으나 지급액수가 분명하지 않음은 물론 지급방법에 대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고, 실제 정확한 수치의 퇴직금을 매달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근무기간 전체에 대한 퇴직금을 정산하여 많고 적음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는 것(2006년 하반기부터는 이조차도 인정받기 어려움)과 설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문구의 근로계약서에 합의하여 서명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수준 이하의 계약서 합의는 무효로 인정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따라서 사측에게 퇴직금지급을 요청할 수 있음과, 더불어 4월 월급에서 공제했던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반환요청을 할 수 있음을 설명해주고, 필리핀 송출기관 담당자에게도 팩스를 보내 문제점을 설명하여 사측에게 조치될 수 있도록 권유했다.


며칠이 지나 출국을 하기로 했다던 날짜(일요일)가 되어 롤씨와 빈씨의 퇴직금 수령여부를 확인하니 아직 지급받지 못했으며, 사측으로부터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한 채로 오후 4시경 사측 담당자와 만나 공항으로 출발한 후 공항에 도착해서 임금을 준다고 하니 불안하여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상담자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내담자가 가져온 사측의 명함을 토대로 연락을 했고 다행히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이들에게 지급할 내역을 물으니 5월 잔여임금 뿐이며 퇴직금과 4월 임금 공제액은 줄 수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지급을 거절당한 사실을 알고 난 롤씨는 출국을 거부했고, 사측 담당자도 법대로 하라고 큰 소리 쳤다(대신 오늘 출국 못하게 된 경위서를 써달라는 말과 함께).


두 사람은 법적 처리를 원했고, 퇴사한지 11일 밖에 안된 상황이라 다소 난감했다. 노동부 진정은 퇴사이후 14일이 지나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해주면서도 체류기한이 6월 15일까지임을 감안하여 월요일인 12일(전자민원은 퇴사이후 14일 이전의 퇴직금 건 아?접수거부) 노동부로 서명 받은 진정서를 팩스송신 했다.


출석을 요구받은 날 이사급의 관리자가 사측대표로 나와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별 무리 없이 퇴직금 정산 등이 진행되었고(감독관은 체류기한을 이유로 퇴사 후 14일 이내에 민원을 내는 것은 삼가라고 한마디!), 관리자는 정산된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정하여 지급통보 하겠다고 했다. 덧붙여 담당자의 강경했던 태도와는 달리 이러한 법적대응 전에 일이 해결되지 못했음이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체류기한을 넘겼지만 임시비자(G-1)도 받을 수 없었던 롤씨(본이 아니게 불법체류 하게 됨)는 출석일에 만난 사측관계자의 긍정적인 태도를 보고 출국을 결심했다. 이삼일 후 아직 퇴직금과 4월 임금 공제액 등 체불임금을 지급받아야 하기에 통장을 남겨두고 동료 빈씨에게 법적처리 일체를 위임한 후 부랴부랴 출국했다.


7월 10일경(진정 후 한 달 경과) 사측에서는 체불액 전액을 송금했다는 연락을 해왔고 빈씨에게 본인과 롤씨의 통장에 입금된 내역을 확인하게 했다. 다행히 수령이 확인되어 ‘취하서’를 노동부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후 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출국한 롤씨는 운 좋게(?)도 체불액 전액을 수령할 수 있었고, 이를 남아서 처리해 줄 친구도 있었지만 출국을 앞둔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혼자서 이러한 사항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두 번 사측에 말해보고 거절당하거나, 다시 한국에올 경우 복직을 시켜주겠다는 사측의 회유로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고 떠나는 이들이 많다.


3년 이상 장기간 고향을 떠났었던 이들의 귀환은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닐 게다. 가족을 만나는 기쁨도 잠시 긴 공백으로 인한 낯설음이 다시 이들을 이방인들로 만들 그곳에서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적응해나가기란 쉽지 않을 터, 롤씨의 상담건을 해결하면서 출국을 준비하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체류기한 내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귀환 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측은 물론 정부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이제 고용허가제도 시행 3년차를 맞고 있다. 2007년도 하반기부터는 체류기한을 마친 출국자가 나올터인데 제2의 롤씨가 나오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귀환프로그램을 준비하길 바라며, 귀환한 롤씨가 필리핀에서 가족과 행복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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