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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종합자원봉사센터(이하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봉사희망터’사업. 주민참여 자원봉사 마을공동체 만들기로 지난 5월에 경기도 내 처음으로 문을 열어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연성동과 정왕1동 희망터에서 활동 중인 자원봉사코디네이터들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내의 인적 자원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속적인 봉사로 마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정왕1동 희망터를 중심으로 다문화가족들이 모여 시흥문화기행을 한다.
그들만의 뜻 깊은 외출은 9월 갯골생태공원 나들이에 이어 10월에는 시흥 대표산 소래산을 올랐다. 그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두 곳을 다녀왔고 그 느낌은 이러했다.
<글 박종남 사진 김진국>
갯골의 바람과 함께한 하루
지난 9월16일 일요일 오전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떨치고 새로운 만남을 위해 서둘러 갯골에 나타났을 사람들을 만났다.
다문화가족과 자리를 함께한 정왕1동 희망터 회원들이 태풍 북상중이라는 방해꾼을 정면으로 맞서 시원한 바람을 안고 갯골생태공원의 넓은 잔디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모인 13가족들의 소개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설픈 한국말이지만 인사가 이어지고 마음으로 들으니 비록 어눌한 말이지만 소통에는 지장이 없다.
| ▲ 서툴고 어눌한 한국말도 마음으로 들으니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 ©김진국 | | 저마다 다른 이유로 시흥에 자리를 잡게 된 다문화가족들도, 좀 더 특별한 감정과 관심으로 이들을 대하고 싶은 마음으로 자리를 하게 된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반가움으로 인사를 받는다.
자기소개를 한국말로 능숙하게 하는 10년차 기니의 긴 인사말도, 자칭 짐꾼임을 강조하며 은근히 무거운 짐 옮긴 것을 공치사(?)하는 강성만씨의 농담도 모두에게 웃음을 준다. 유모차를 탄 아이와 엄마 품에 안긴 아기에게 사람들의 부드러운 시선과 귀엽다는 인사말이 줄을 잇고, 임신3개월이라는 신혼부부에게도 축하 인사가 쏟아진다.
인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한국 등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지구촌이라는 이름 하에 하나가 된다. 친목도모, 즉 시흥을 알고 더불어 재미있는 시간을 즐기는 게 가장 큰 목적인 오늘의 만남을 위해 이른 점심이 이어진다. 아침을 거른 참석자들을 위한 배려이다. 음식문화가 다른 다문화가족들도 준비해 온 점심을 맛나게 먹는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서둘러 식사마당을 접고 갯골생태 공원을 돌아보기 위한 채비를 한다. 갯골바람을 안고 소금창고를 돌아 염전의 생산과정을 알아보고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등의 염생식물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갯골에 조성된 데크를 거닐면서 방게와 농게 등 갯골 생물들의 움직임을 필드스코프(fieldscope)로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 ▲ 시흥을 알고 더불어 재미있는 시간도 함께 한 시흥문화기행 ©김진국 | | 시흥사람들을 먼저 만나고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시흥에 대한 애정을 키우고 더 나은 시흥살이를 하게 될 다문화가족들.
질적으로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밑거름 역할을 하는 다문화가족들의 문화기행. 이 작은 지구촌 모임이 시흥의 구석구석 나들이를 통해 더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단풍든 소래산 문화 기행
형형색색 단풍으로 치장을 한 소래산 내원사 입구. 가족들이 하나 둘 모이는가 싶더니 정왕동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참석한 가족 대부분이 한꺼번에 집결했다.
이름표를 나누어 주고 파트너 가족을 알려주는 자원봉사센터 이영숙 팀장의 분주함 속에 일사천리로 준비가 완료되고 산에 오른다.
아이를 업고 아이 손을 잡고 오르는 주부를 위해 힘센 아저씨가 아이를 안고 오르는가하면, 재빠른 아이들은 평길 내달리듯 하여 간격을 벌려 저만치로 시야에서 벗어난다.
| ▲ 하연선생 묘 앞의 아름다운 단풍길을 걸어 내려오는 모습 © 김진국 | | 소암천 약수터에서 청룡약수터 사이 가파른 언덕길 시작에서 한 성악가를 만났다. 연습 중인 그에게 앙코르를 청했더니 선뜻 응했고 가을 노래를 한 곡 선사했다. 무거워진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노래 선물에 힘입어 청룡약수터로 공간 이동을 했다.
단체로 모여 기념사진을 남기고 마애상으로 발길을 옮긴다. 부는 바람에 제 살들을 비벼대어 환영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 활엽수 잎들의 인사에 힘입어 마애상에 도착.
보물 1324호인 소래산마애상은 풍화에 마멸이 심했고 천막과 물건들이 마애상 입구부터 진을 치고 있어 진입조차 힘들었다. 해설을 위해 시간을 낸 문화원 차동완 사무국장은 안타까움을 보이며 간략하게나마 해설을 하였지만 불경소리가 더 커 아쉬움을 주었다.
| ▲ 하우명 효자정각에서 차동완 국장(시흥문화원)의 문화해설을 듣고 있다. © 김진국 | | 되돌아오는 길 날개를 달았는지 너나할 것 없이 잰 발걸음이다. 순식간에 내려 와 계란마을 길로 방향을 잡았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자리를 함께하는 하우명 효자정각(향토유적 제11호) 앞 널찍한 잔디밭에 모였다. 조선 초기 역사 배경과 하우명의 효심에 대한 해설이 이어졌고 아이들에게는 효에 대한 문화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다.
빨갛게 물든 중국단풍 나무와 바람에 은색 물결을 나부끼는 억새 군락지가 이어지는 소산서원 뒤쪽 언덕길을 올라 하연 묘(향토유적 제3호)에 도착했다. 조선 초기의 묘에 대한 양식과 석물에 대한 해설이 이어졌다. 풍수지리로 볼 때 손꼽히는 명당에 속하는 자리인지라 눈에 들어오는 풍경조차 손색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시흥을 대표하는 소래산. 단풍 든 소래산을 올라 유적지도 돌아보고 가을 나들이도 즐기니 금상첨화다.
| ▲ 등반을 마치고 희망터 코디네이터들이 준비한 바베큐 고기로 점심식사하는 모습 ©김진국 | | 기행을 마치고 자원봉사센터로 향했다. 준비를 자청하여 남았던 희망터 코디네이터들이 준비 해 둔 점심은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삼겹살 냄새와 함께 시장기를 자극했다. 모여서 맛난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먹을거리를 챙겨주며 같이 식사를 한다는 것은 말없이 정을 통하게 하는 일 중 하나란 생각이 들게 한다.
| ▲ 부침개 부치기 실습을 하고 있는 슈바칸씨(파키스탄)와 딘퉁아웅씨(미안마) ©김진국 | | 식사가 얼추 끝나가자 부침개를 부쳐 주겠다며 남정네들이 나섰다. 남정네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프라이팬 위로 날아다니는 부침개에 박수가 터진다. 어설픔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실력이 주방 경력을 말해주는 듯 했다. 즐거운 식사에 이어 기행에 대한 소감과 선물을 나누는 시간을 끝으로 두 번째 시흥문화 기행을 마쳤다. 부른 배와 손에 든 선물보다 더 큰 의미와 기쁨이 그들에게 있었으리라 믿는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니 식구들이 많은 기행은 열배는 더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발걸음은 산행 전보다 더 가볍고 마음은 풍성해진 채로 돌아가는 그들과 함께 다음 달 만남을 약속해 본다.
| ▲ 시흥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문화기행, 소래산에서. © 김진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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